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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자료] 전류와 전기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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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04회 작성일 19-08-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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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가 발견되기 이전에 이미 전자기학의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맥스웰 방정식이 발견되어 있었다. 그러나 전자의 발견으로 전기와 관계된 형상들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전류와 관련된 여러 가지 현상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전하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을 전류라고 한다. 전류가 흐르기 위해서는 전하를 띠고 있는 입자가 움직여가야 한다. 전하를 띠고 있는 입자에는 전자, 음이온, 양이온이 있다. 이 외에도 전류가 흐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전자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는 정공이다. 정공은 실제 입자가 아니지만 양전하를 띤 입자와 비슷하게 행동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에 양전하를 띤 입자로 취급한다.

전류는 어떻게 흐를까?

전해질에서는 이온이 움직여 전류가 흐른다. 음이온은 (+)극을 향해 이동하고 양이온은 (-)극을 향해 흘러간다. 반도체에서는 전자가 (+)극을 향해 이동하고 정공이 (-)극을 항해 움직이다. 하지만 보통 도선에 전류가 흐를 때는 전자가 흘러간다. 따라서 전류는 전자의 흐름에 의해 발생한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전자는 (-)극에서 (+)극을 향해 흘러간다. 다시 말해 전자는 (-)에 있을 때 전기적 위치에너지가 크고 (+)극에서 전기적 위치에너지가 작다. 따라서 위치에너지가 높은 (-)극에서 위치에너지가 낮은 (+)극으로 전자가 흘러가는 것이 전류라고 할 수 있다.


전자가 흐르는 방향과 전류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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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회로에서 전류가 흐르는 방향은 (+)극에서 (-)극, 전자가 흐르는 방향은 (-)극에서 (+)극이다.
그런데 전기 회로에서 전류가 흐르는 방향은 (+)극에서 (-)극을 향하는 방향이다. 그것은 전자가 발견되기 이전에 전류의 방향을 정했기 때문이다. 전자가 발견된 후 실제로 도선 속을 흐르는 전자는 (-)극에서 (+)극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전류의 방향은 그대로 (+)극에서 (-)극으로 흐르는 것으로 두기로 했다.
전자기학의 기초를 이루는 맥스웰 방정식에서 전류의 방향은 전류에 의해 유도되는 자기장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만약 전류의 방향을 반대로 바꾸면 맥스웰 방정식을 모두 다시 고쳐 써야 한다. 그런 번거로운 일을 하는 것보다는 전류의 방향을 (+)극에서 (-)로 흐르는 것으로 하기로 정한 것이다. 전류의 방향을 이렇게 정해서 사용해도 별다른 불편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


전자의 유동속도(drift velocity)

그렇다면 전자는 도선 속을 얼마나 빠르게 흘러갈까? 서울과 부산 사이에 도선을 연결하고 부산 쪽에 전등을 단 다음 서울에서 스위치를 누르면 부산의 전등이 얼마나 빨리 켜질까? 서울에서 스위치를 넣는 것과 거의 동시에 부산의 전등에 불이 켜진다. 그렇다면 전자가 순식간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려간 것일까? 전자가 도선 속을 흘러가는 속도는 매우 느리다. 전자가 실제로 도선 속에서 흘러가는 속도를 유동속도라고 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도선 속을 흐르는 전자의 유동속도는 약 0.15mm/s 정도이다. 따라서 전자가 1m를 움직여가는 데는 약 1시간 50분이 걸린다. 전자가 이렇게 느리게 움직이는 것은 전자가 빠르게 가속되지만 아주 짧은 거리를 움직인 후에는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핵이나, 불순물, 격자 결함 등과 충돌하여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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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의 유동속도가 이렇게 느린 데도 서울에서 스위치를 누르는 것과 동시에 부산의 전등이 켜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텅 비어 있는 호스로 정원에 물을 주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수도꼭지를 틀고 잠시 기다려야 호스 끝에서 물이 나와 정원에 물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호스에 물이 꽉 차 있다면 어떻게 될까? 수도꼭지를 트는 순간 호스 끝에서 물이 나올 것이다. 이때 호스를 통해 전달된 것은 물이 아니라 압력이다. 도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도선에는 전자가 가득 차 있다. 따라서 스위치를 넣어 도선 양단에 전위차가 발생하는 순간 도선 전체의 전자들이 움직이게 된다.
우리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는 1초에 60번 전류의 방향이 바뀌는 교류이다. 교류에서는 전자들이 어떻게 움직일까? 직류에서는 (-)극의 전자들이 (+)극으로 흘러간다. 따라서 (-)극에는 전자가 많이 쌓여 있거나 전자가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 전지의 경우에는 (-)극에서는 화학변화를 통해 전자가 공급되고 (+)극에서는 화학변화가 일어나기 위해 전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극과 (-)극을 도선으로 연결하면 (-)극에서 (+)극으로 전자가 흘러가면서 전류가 흐르게 된다.
전자가 한 방향으로 흐르는 직류와 달리 교류에서 전자는 거의 같은 자리에서 방향을 바꾸며 좌우로 진동하게 된다.
그러나 교류에서는 전자가 거의 같은 자리에서 좌우로 진동하게 된다. 유동 속도가 0.15mm/s밖에 안 되는 전자가 1초에 60번씩 방향을 바꾼다고 생각해 보자. 전자는 불과 0.0025mm의 거리 안에서 좌우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도선을 흐르는 전자의 수

이제 전류가 흘러갈 때 얼마나 많은 전자들이 흘러가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200W짜리 전기기구가 200V 전원에 연결되어 있는 경우 이 회로에는 1A의 전류가 흐른다. 1A의 전류는 1초에 1C의 전하가 도선의 단면적을 지나가는 전류이다. 전자 하나가 가지고 있는 전하량은 1.60x10-19C이다. 따라서 1A의 전류가 흐르기 위해서는 1초 동안에 6.25x1018개의 전자가 지나가야 한다. 우리가 전기 스위치를 켤 때마다 그리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릴 때마다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이 많은 수의 전자들이 움직이면서 일을 한다. 우리가 이렇게 많은 전자를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것은 전자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양자물리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체, 부도체,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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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체, 부도체, 반도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전자의 에너지 띠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공유띠와 전도띠에 전자들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가, 전도띠와 공유띠 사이가 얼마나 벌어져 있는가에 따라 물질의 전기적 성질이 달라진다.
전자는 얼마나 도선 속을 잘 흘러갈 수 있을까? 전기가 얼마나 잘 흐르느냐에 따라 모든 물질은 부도체, 도체, 반도체로 나눌 수 있다. 원자들이 이온결합이나 공유결합을 하는 경우에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가 없다. 이런 경우에는 부도체가 된다. 금속결합을 하는 경우에는 원자가 가장 바깥쪽에 있는 전자를 자유전자로 제공하고 양이온이 되어 규칙적으로 배열한다. 자유전자는 규칙적으로 배열된 이온 사이를 움직여 다닐 수 있어 전류가 잘 흐를 수 있다. 따라서 금속결합을 하는 물체는 도체가 된다. 부도체와 도체의 중간 정도의 전기 저항을 갖는 물체를 반도체라고 한다.
그러나 도체와 부도체 그리고 반도체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자의 에너지 띠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는 모든 에너지를 가질 수 없고 불연속적으로 주어지는 에너지 준위의 에너지만을 가질 수 있다. 양자 역학의 법칙에 의해 같은 에너지 준위에는 2개의 전자(두 가지 다른 스핀을 가진)만 들어갈 수 있다. 한 에너지 준위에 있는 전자가 다른 에너지 준위로 가기 위해서는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해야 한다. 그렇다면 원자들이 결합하여 분자나 물질을 이룰 때는 전자들의 에너지 준위가 어떻게 될까?

에너지 준위는 이제 한 원자의 원자핵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원자핵들의 영향을 받아서 에너지띠를 만들게 된다. 한 에너지띠 안에는 가능한 에너지 준위가 촘촘히 붙어 있어 아주 작은 에너지로도 다음 에너지 준위로 옮겨갈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띠 사이에는 전자가 들어갈 수 없는 에너지 갭이 있다. 이런 에너지띠 구조의 맨 위에 있는 에너지띠를 전도띠라고 하고 바로 아래에 있는 띠를 공유띠라고 한다.

물질의 전기적 성질을 결정하는 것은 공유띠와 전도띠에 전자들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가 하는 것과 전도띠와 공유띠 사이의 간격의 너비이다. 전자들이 전도띠의 일부만을 채우고 있는 경우에는 전자가 쉽게 움직일 수 있어 도체가 된다. 그러나 공유띠가 가득 차 있고 전도띠에는 전자가 거의 없으면 부도체나 반도체가 된다. 공유띠와 전도띠 사이의 간격이 넓어 전자가 건너뛰기 힘들면 부도체가 되고, 이 간격이 작으면 반도체가 된다. 공학에서는 공유띠와 전도띠 사이의 간격이 4eV 이상인 경우는 부도체 그 이하인 경우는 반도체라고 분류한다. 실리콘의 경우에는 이 간격이 약 1.1eV 정도이고, 게르마늄의 경우에는 0,7eV 정도 된다. 대부분의 부도체는 에너지 갭의 너비가 약 6eV 정도 된다.
처음에는 도체는 도선으로 부도체는 절연체로서의 용도가 있었다. 그러나 반도체는 별로 쓸모없는 물질로 취급되었다. 하지만 반도체에 약간의 불순물을 주입하면 독특한 전기적 성질을 가지는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조합하여 전자 회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다이오드와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반도체는 20세기 전자공학과 컴퓨터의 발전을 주도한 가장 중요한 물질이 되었다.


글 곽영직 /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켄터키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이다. 쓴 책으로는 [과학이야기] [자연과학의 역사] [원자보다 작은 세계 이야기] 등이 있다.
이미지 gettyimages/멀티비츠



<출처: 네이버캐스트 펌>